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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가족의 역기능과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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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역기능과 상담

1. 가족의 역기능이란?

가족이 겪고 있는 역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가족은 체제로 이해된다. 체제는 요소들과 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핵가족 체제를 예로 들면 남편과 부인, 아이들은 요소들이고 남편과 부인 그리고 아이들이 서로 관계하는 방식은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서 가족은 건강한가 아니면 건강하지 않은가 하는 점이 결정된다. 건강한 가족을 기능적 가족이라고 부르고 건강하지 못한 가족을 역기능 가족이라고 부른다. 만일 가족들 중 어느 한 사람이 질병으로 인해서 가족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가족들은 역기능을 경험하게 된다. 남편이 질병으로 인해서 병원에서 오랫동안 누워있는 경우에 부인이나 아이들 중 누군가는 가족 경제를 위해서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경우에 부인 또는 아이는 지나치게 많은 책임감과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정상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기 어렵게 된다. 일에 지친 부인은 아이들의 식사를 제대로 챙겨줄 수 없거나 아이들과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짜증, 신경질,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아이들은 엄마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갖거나 싫어하는 마음,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오랫동안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에 아이들과 부인은 역기능의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가족의 역기능은 신체의 질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남편 또는 아버지의 부재현상도 가족의 역기능을 초래한다. 남편 또는 아버지의 부재 현상은 두 가지로 이해된다. 남편 또는 아버지가 집에 없는 경우는 물리적 부재현상이고 남편 또는 아버지가 집에 있어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심리적 부재현상이다. 물리적 부재현상은 여러 가지 경우로 나뉘어진다. 부부간의 사별, 이혼, 남편의 장기 출장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 심리적 부재현상은 남편이 정서적으로 부인 또는 아이들과 제대로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경우이다. 부인과 정서적으로 의미가 있는 관계를 만드는데 실패를 하거나 아이들에게 무섭고 엄한 아버지로만 인식이 되는 경우에는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적절한 정서관계를 부인과 아이들과 만들지 못하게 된다. 적절하게 정서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부인에게는 외로움과 고독을 가져다준다.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을 동일시할 수 있는 대상을 갖지 못하게 한다.

가족의 역기능은 영성의 부재현상으로 인해서 초래된다. 영성은 가족들에게 인간으로서 그리고 가족으로서 살아가야 할 적절하고 필요한 가치관을 제공해준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의미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알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한 인간들이 가족을 형성하였을 때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지도의 역할을 한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무엇인가 하는 점들을 알게 된다.

필요한 것들은 어떤 방식으로 조달을 해야하며 만일 제대로 조달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제공해준다. 즉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가족들이 어떤 생활의 지침 또는 규범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 원리를 제공해 주며 실제 생활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으로서 역할을 한다. 만일 영성이 제대로 형성되어있지 않으면 가족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지게 된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가족이라는 사회 속에서 반드시 갈등을 유발하고 상대방을 착취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가족의 역기능은 엄청나게 증가하게 된다.

2. 한국 가족의 문제점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 가족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조망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측면으로 국한하기로 한다. 첫째로 한국 가족은 핵가족 제도에 맞는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지 못하다. 제도가 변화되면 제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가치관도 따라서 변화를 해야한다. 제도의 변화는 새로운 가치관의 형성과 더불어 완성된다.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제도로 가족의 제도가 변화된 경우에는 핵가족제도에 맞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가족제도에서는 역할과 명령체제 그리고 복종이라는 가치관이 중요한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사람의 수가 많고 연장자에 의해서 가족이 운영되는 경우에는 연장의 생각이 적절한 역할 체계를 통해서 전달되고 이러한 생각들을 중심으로 가족이 살아가면 가족은 기능적이 된다. 가족 구성원들은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서로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가족제도에서는 아랫사람에게 복종이라는 덕목이 요구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 할지라도 연장자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좋은 가치관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핵가족제도에서는 가족의 수가 아주 적고 역할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가족이 해야할 일들은 아주 많은데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하고 때로는 예기치 않은 일들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핵가족제도에서는 가족들에게 자발성과 순발력, 창의성과 같은 개인의 덕목들이 중요해지게 된다.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고 듣는 체제의 역할보다는 여러 가지 역할들이나 일들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특성들이 더욱 요구되는 제도에 살고 있다. 개개인들의 가치관이 중요하게 존중되며 개개인들의 가치관들은 가족의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핵가족제도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사람들은 가치관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대가족제도의 특성들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은 사회에서 일을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족 내에서 남편들이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을 때 부인들과 아이들은 남편 또는 아버지의 부재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부부가 동시에 일을 하는 경우에는 아이들은 부모의 부재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들은 곧 가족의 역기능을 초래하게 된다.

둘째로 한국가족은 부부중심의 가족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가족은 부자 중심의 가족이었다. 가계계승이라는 절대절명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 가족은 조상, 아버지, 아들로 이어지는 수직의 선상에서 가족의 삶을 영위해왔다. 자연스럽게 부부관계는 부자관계보다 덜 중요한 관계로 인식되어 왔다. 부인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칠거지악에 해당되어서 시집에서 쫓겨나거나 남편이 다른 여자를 통해서 아들을 낳아오는 수모를 경험하게 된다. 아들이 출세를 하거나 잘되면 집안이 흥하고 아들이 잘되지 못하면 망하는 부자 중심의 구조를 한국가족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현대사회에서 한국가족은 부자중심의 가족의 구조가 부모와 자녀중심의 구조로 바뀌었다. 남아선호사상이 점차로 약화되면서 부자중심의 가족의 구조는 점차로 약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들이 잘되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가족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삶에 지나치게 부모들이 관여하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의 독자세계를 제대로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생활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독자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부모와 갈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간다. 부모와 자녀 중심의 가족의 구조는 부부관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부부는 서로 친밀한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모르게 된다. 부부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서로간에 관계가 부드럽고 기능적이 되는지에 대해서 인식이 없거나 인식이 있다할지라도 아주 약하다. 부부관계가 취약한 상황에서 조상숭배 의식으로 대변되는 한국가족의 영성은 부모들 중심으로 가족의 구조를 이끌어가도록 만든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원하는 행동이나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를 조상숭배의식이라는 영성에서 찾고 있다. 한국가족이 수직적으로 연결되는 사회를 형성하면서 부모중심의 가족구조는 곧 아이들의 삶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가족의 역기능이 진행되고 있다.

3. 해결방안 및 상담

한국가족의 역기능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이해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로 수직사회의 가족구조에서 평등사회의 가족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로 부부중심 가족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로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가족들간에 친밀감을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가족의 구조는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로 수평사회의 가족의 구조는 성경을 통해서 증명되고 이해될 수 있다. 성경은 가족들이 적절한 위계질서와 구조를 가지되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살도록 말하고 있다. 에베소서 5장 21절은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 고 말하고 있다. 즉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부모나 자녀, 남편이나 부인, 할아버지나 할머니 할 것 없이 모두 피차 서로에 대해서 복종하라고 말하고 있다. 즉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두 평등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수평사회의 논리를 말하고 있다. 이러한 수평사회의 가치관이 확보된 가운데 부모는 아이에 대해서 적절한 권위를 가져야하고 남편은 아내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특히 핵가족제도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이렇게 개인들을 존중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해서 가족의 관계를 이루어가도록 한다. 이러한 가치관은 핵가족제도를 유지하는 가치관과 일치된다.

두 번째로 부부 중심의 가족을 만들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의 가족은 부부중심의 가족이 아니다. 연장자 중심의 구조를 가족들은 가지고 있다. 주로 남자인 연장자를 중심으로 가족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결혼을 하는 경우에 여자는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의미보다는 남자의 가계에 덧붙여지는 형태로 결혼을 하게 된다. 여자 한 사람이 남자의 가계와 결혼을 하는 방식이 전통 사회에서 결혼의 의미였다. 결혼을 할 때 여자는 자신의 집을 떠나서 남자의 집에서 살게된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에서 남자들은 부모를 떠나서 살기보다는 부모와 더불어 살게 된다. 성경의 관점에서 결혼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창세기 2장 24절은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즉 결혼을 통해서 남자는 독립된 가족을 이루어야한다는 의미를 창세기 2장 24절은 말하고 있다. 결혼을 통해서 새로운 독립된 가족을 형성하게 되고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연장자 중심의 한국 가족과는 달리 성경에서는 가족의 중심을 남편과 부인의 부부관계를 가족의 중심으로 보고 있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여자가 부모를 떠나는 한국 가족의 결혼관습과 다르다. 남자는 결혼을 통해서 부모로부터 독립된 세계를 형성하고 이 세계에 자신의 부인과 한 몸을 이룸으로서 독립된 가족을 형성하게 된다. 부부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경험하고 있는 한국가족에게 부부중심의 관계라는 새로운 처방을 성경은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로 가족들간에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가족들 간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가족구성원들은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게 살아가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남편이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하고 집안 일을 돌보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은 전통사회의 가족제도에 적합하다. 그러나 핵가족제도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은 여러 가지 일들을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하도록 요구받는다. 비록 사회에서 일을 하고 들어온 남편의 경우에 부인이 집에 없는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집안 일을 할 수 있어야 가족이 역기능을 경험하지 않게 된다. 에베소서 5장과 6장은 남편과 부인이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말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권위와 질서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존경하도록 성경은 말하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가족관계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해, 사랑, 관심, 배려, 존중 등을 통해서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랑에 근거한 원활한 관계는 곧 가족을 기능적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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